29일 밤
종로에서 일을 보고 나오니 거리에 시민들이 가득했다.
일행들이 떠나고 나는 계속 교보문고 주변을 맴돌았다.
사람들이 대로에 앉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다.
사람들은 "민주시민 함께 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아는 사람도 없고.. 다음에 다시 와야지' 하며 두어 시간 만에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 날 미들힐?을 신고 인도에 서 있던 나는 정말 놀라웠다.
'아, 여기에 용기를 내 참여를 안 하면 후에 정말 부끄럽겠구나' 하는 것이 확 실감이 되어서.

31일 밤
아는 고등학생 친구 둘과 시청광장으로 갔다. 드디어 촛불을 들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함께 불렀다.
재협상 하라, 이명박 정권 퇴진하라, 구호도 외치고
시민들의 발언도 듣는데, 재밌었다.
청와대로 간다기에 일단 아쉬워하는 고등학생 둘을 아쉬워하며 보내고
뒤늦게 문자 연락을 통해 만난 지인과 광화문 방향을 통해 청와대로 향하기로 했다.

그러나 청와대 가는 길이 이 도로, 저 골목 다 막히고...
돌아온 시위대와 합류하여 상황을 지켜보다가
이제 들어가겠다는 지인을 따라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누군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길래 함께 쓰레기를 치우고,
닭장차 사이 틈새로 달려들어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왜인지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가 지하철을 탔다.

집에 도착했을 무렵, 갑자기 상도동 생각이 났다.
대학 신입생 시절, 상도동 철거촌에 같이 가자는 선배의 제안에
"언제 한 번 가야죠, 갈게요" 말만 하고 못 갔다.
상도동은 다 철거되었다고 한다.

왜 더 뛰어들지 못했나 하는 생각.에
나는 왜 그 때 상도동에 못 갔나. 싶은 옛날 기억까지.

옛날의 기억이 아니다.
내가 더 뛰어들지 않는 순간마다 상도동은 현재의 나를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나보다 용기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상도동은, 오늘날의 촛불시위는 나를 찾아올 것이다.

굳이 남들만큼 용맹해지고 싶다기보다는, 나도 세상을 함께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내가 저항하는 것에 저항하는 바로 그 자리에 함께이고 싶다. 그래야할 것 같고.
사실 나도 그만큼 절실하고.

6월 10일.
일찌감치 11일에 휴가를 써 놓았다.
그 날은 친구와 함께, 안 되면 혼자서라도 오래 있어야지.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와서 단잠을 자야지.
(그럴 수 있다면. C#$&%*$ 너무 화나서 잠 못 자면 어떡하지.)


보수우익개신교 집단인 '국민행동본부'가
6월 10일 오후 3시 서울시청광장에서 [法질서수호·FTA비준촉구國民대회]를 연다는데...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ed_pg.aspx?CNTN_CD=S0000008784 )
내가 좋아하지 않는 속성 많이 갖고 있네... 으음...
다행히 3시라 만나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그들에게 빨리 정리하고 들어가라는 말 해주고 싶다.


이번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다음 아고라 및 블로거뉴스, 오마이뉴스, 진보신당에 어쨌든 정이 많이 생겼다.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평등, 자유의 발전에 기여를 많이 하기를.

그리고 뭐 아직 막아낼 거 산더미지. 대운하, 민영화, 인터넷종량제 등등.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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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미디어2.0에 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기에
정리도 해둘 겸 포스팅을 해 본다.

오마이뉴스, 다음 등을 중심으로
네티즌들에게 미디어의 권리가 이양되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 산업은 뉴스의 생산 / 편집 / 유통인데,
이 과정, 즉 '언론권력'을 인터넷을 기반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것이다.

일찍이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기치를 내건 오마이뉴스나
'미디어다음(뉴스)>블로거뉴스'를 운영 중인 대형 포털 다음 등은
지금도 블로거/네티즌들이 (굳이 언론고시를 통과하지 않고도) 정치, 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릴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이에 반해 네이버는 아직 언론사 기자들의 기사들만 '뉴스'로 다루고,
블로거들의 의견은 '감성지수 36.5, 생활의 발견, 요즘 뜨는 이야기' 등의 이름으로
'비정치적인' 글들만 방문자들에게 소개한다.
미디어2.0의 가치는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데 네이버가 못 따라오는, 혹은 안 따라가는 것 같다.)

주목할 부분은 뉴스의 생산 뿐 아니라 편집과 유통의 권리까지 열린다는 것. 말하자면,
뉴스 거리를 발굴하여 기사로 쓰는 생산,
어떤 어조로 다듬어 미디어의 어느 부분에 어떻게 올릴지 결정하는 편집,
마지막으로 기사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page view)을 광고주에게 파는 유통,
모두에 네티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오마이뉴스와 다음을 살펴보면
뉴스의 생산에 블로거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편집은?
오마이뉴스는 메인 오른쪽에 보이는 'Oh my news E'의 편집권을 네티즌들에게 넘겼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네티즌들의 투표에 따라 기사의 위치가 결정된다.
http://www.ohmynews.com

오마이뉴스 메인 스크린샷

Oh my news E

다음의 경우 아직까지는 미디어다음 팀에서 편집권을 갖고, 선별적으로 네티즌들의 기사를 노출한다. (이를 통해 이슈화한 것도 많다고 함.)
그렇지만 빠르면 올해에 편집권도 네티즌들에게 이양될 거라고 한다. 아마 오마이뉴스처럼 운영자 측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기사들의 위치가 네티즌들의 투표 수에 의거해서 결정되는 식일 것 같다.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 스크린샷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 다음 측에서 선별한 블로거들의 기사가 노출된다.

다음 메인

내가 쓴 글도 다음 메인에 뜰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다음은 유통권까지 네티즌들이 취할 수 있게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간해서는 누구나 쉽게 블로그를 지을 수 있는 것처럼,
뜻이 맞는 사람 몇몇이, 혹은 심지어 혼자서 쉽게 '인터넷 언론사'를 차릴 수 있게 하는 툴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기사를 열심히 생산하여 인정을 받으면 자신만의 언론에 기업의 '광고'를 유치할 수 있게 될 것이란다. (언론고시? 따위 필요 없이 자기만의 인터넷 언론사 사주이자 기자로서 글 써서 '먹고 살 수 있는' 사회가 온다는 설명에 감동!)

구글이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각 블로그에 광고를 설치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사실이나
요새 블로그의 메인을 '매거진형' 또는 언론사 홈페이지 메인처럼 꾸밀 수 있게 해 주는 기능을 생각해 볼 때 그리 멀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실제로 다음에서 상위 블로거 70명의 블로그 트래픽을 조사하니
조중동 각 홈페이지 트래픽을 초과하더란다.
이 블로그들을 모아 광고를 유치해 주는 사업도 벌써 시작되었다나.

그러니 실제로 블로거 미디어가 얼마나 강력하고 멋진 언론 대안인가!

특히 요새 블로거 미디어가 정치, 사회에 주는 긍정적 영향을 보고 있자면
'미디어2.0'이라는 신세계가 얼마나 놀라운지, 그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렇게나 서민 생활에 밀착되어 그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널리 알려낸다는 거.
이건 정말 국가권력 및 역사가 시작된 이래 거의 처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닐까.

(별로 전하고 싶지는 않지만, 심지어 6월 3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보수우파 진영의 '이명박 정부 100일' 평가 자리였다는 '국가정상화추진위 출범 세미나'에서, 제성호 중앙대 법학과 교수는 "좌파들이 광우병 괴담을 퍼뜨릴 때도 인터넷매체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들은 선전선동에 능하다. 2002년에도 그렇고 작년 BBK 사건도 마찬가지다. (즁략) 메이저언론에 낼 생각만 하는데, 인터넷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좌파 수법을 벤치마킹해서 정치학교 성격의 야학을 할 필요도 있다." 뭐 이딴 얘기까지 했단다. 헐... 국가정상화추진위... 이름 아주 안 좋게 기억하겠어.
출처 : 오마이뉴스 "보수가 똘똘 뭉쳐 무서운 맛 보여주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17763 )

정말 나같은 서민 블로거에게는 멋진 새시대이다.
아니, 나는 아직 한참이나 멀었지. 열심 블로거가 될테다.
다시금 생각나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미디어2.0은 참여, 공유, 개방이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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