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에 해당되는 글 1건

  1. 그 때, 나는 상도동에 왜 못 갔을까 2008/06/04

29일 밤
종로에서 일을 보고 나오니 거리에 시민들이 가득했다.
일행들이 떠나고 나는 계속 교보문고 주변을 맴돌았다.
사람들이 대로에 앉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다.
사람들은 "민주시민 함께 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아는 사람도 없고.. 다음에 다시 와야지' 하며 두어 시간 만에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 날 미들힐?을 신고 인도에 서 있던 나는 정말 놀라웠다.
'아, 여기에 용기를 내 참여를 안 하면 후에 정말 부끄럽겠구나' 하는 것이 확 실감이 되어서.

31일 밤
아는 고등학생 친구 둘과 시청광장으로 갔다. 드디어 촛불을 들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함께 불렀다.
재협상 하라, 이명박 정권 퇴진하라, 구호도 외치고
시민들의 발언도 듣는데, 재밌었다.
청와대로 간다기에 일단 아쉬워하는 고등학생 둘을 아쉬워하며 보내고
뒤늦게 문자 연락을 통해 만난 지인과 광화문 방향을 통해 청와대로 향하기로 했다.

그러나 청와대 가는 길이 이 도로, 저 골목 다 막히고...
돌아온 시위대와 합류하여 상황을 지켜보다가
이제 들어가겠다는 지인을 따라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누군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길래 함께 쓰레기를 치우고,
닭장차 사이 틈새로 달려들어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왜인지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가 지하철을 탔다.

집에 도착했을 무렵, 갑자기 상도동 생각이 났다.
대학 신입생 시절, 상도동 철거촌에 같이 가자는 선배의 제안에
"언제 한 번 가야죠, 갈게요" 말만 하고 못 갔다.
상도동은 다 철거되었다고 한다.

왜 더 뛰어들지 못했나 하는 생각.에
나는 왜 그 때 상도동에 못 갔나. 싶은 옛날 기억까지.

옛날의 기억이 아니다.
내가 더 뛰어들지 않는 순간마다 상도동은 현재의 나를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나보다 용기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상도동은, 오늘날의 촛불시위는 나를 찾아올 것이다.

굳이 남들만큼 용맹해지고 싶다기보다는, 나도 세상을 함께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내가 저항하는 것에 저항하는 바로 그 자리에 함께이고 싶다. 그래야할 것 같고.
사실 나도 그만큼 절실하고.

6월 10일.
일찌감치 11일에 휴가를 써 놓았다.
그 날은 친구와 함께, 안 되면 혼자서라도 오래 있어야지.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와서 단잠을 자야지.
(그럴 수 있다면. C#$&%*$ 너무 화나서 잠 못 자면 어떡하지.)


보수우익개신교 집단인 '국민행동본부'가
6월 10일 오후 3시 서울시청광장에서 [法질서수호·FTA비준촉구國民대회]를 연다는데...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ed_pg.aspx?CNTN_CD=S0000008784 )
내가 좋아하지 않는 속성 많이 갖고 있네... 으음...
다행히 3시라 만나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그들에게 빨리 정리하고 들어가라는 말 해주고 싶다.


이번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다음 아고라 및 블로거뉴스, 오마이뉴스, 진보신당에 어쨌든 정이 많이 생겼다.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평등, 자유의 발전에 기여를 많이 하기를.

그리고 뭐 아직 막아낼 거 산더미지. 대운하, 민영화, 인터넷종량제 등등. 쳇.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