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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 블룸 The Life Before Her Eyes (4) 2008/10/05


죽음을 상상해볼 때가 있다.
이를테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좀 무서울 때라든가.(요새 자꾸 그런다.)
어두운 길 등지에서 나를 해치려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방어/대응할까 고민할 때라든가.

미리 좀 생각해 놓으면 덜 무섭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내 삶에서 꼭 한 번은 있을 죽음에 대한 약간의 위안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인 블룸.

인 블룸
감독 바딤 페렐만 (2007 / 미국)
출연 우마 서먼, 에반 레이첼 우드, 에바 아무리, 브렛 컬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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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서는 무슨 스릴러 영화인 것처럼 다루어서 그런 줄만 알고 봤다.
'둘 중 한 명만 살아남았다'라는 카피도 단순 스릴러라는 오해를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씨네서울 사이트에서 영화정보를 찾아보다가 스포일러(나쁜..T-T)의 한마디를 보고야 말았지만,
중요한 결말의 내용을 알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훼손되지 않은 듯한 밀도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영화였다.

가끔 씨네서울 한마디에 감탄하곤 하는데 이 영화의 경우에도 그랬다.
'삶은 죽음 앞에서 더욱 빨갛게 피어오른다'

일대의 교내총기난사사건 현장에서 "둘 중 한 명만 죽일 테니 너네가 골라"라는 말을 듣고...
막 새로 장전한 기관총을 들고 서 있는 '이름 정도 알았던 괴짜같은 애' 앞에서...
죽음은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고, 삶은 얼마나 간절하게 깜빡였던 걸까.

이 영화는,
둘  중 한 명이 죽기 직전의, 이른바 영원같은 찰나의 파노라마라고 봐도 옳다.
그 순간에 길어올린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며 만들어낸 정념(情念)의 파노라마.

"이런 거 말고 말야, '삶'이란 건 대체 언제 시작되는 걸까?"라고 말하자 마자, 오십보도 더 못 가 삶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 게 바로 그것의 한 모습이라지만,
예상치 못했던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 아니, 이 세상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 슬퍼 괴롭기도 했고, 그 절절함이 가슴 깊이 와닿아 눈물이 날만큼 아름답기도 했다.

우마 서먼의 연기도 좋았다.
그렇지만 에반 레이첼 우드의 연기는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마지막 눈빛, 대사, 몸짓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는 두고 두고 보고 싶다.
볼 때마다 다른 게 조금씩 더 보일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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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earcom.tistory.com wearcom 2008/10/05 07: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글 잘읽었습니다. 저도 마찮가지로 그들이 선택에 순간에 얼마나 간절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hoot me"라는 대사가 가슴에서 떠나지 않을 만큼 말입니다. 이 영화가 좋았다면 "Right At your door"를 추천 해드리고 싶습니다.

  2. Favicon of http://cottoncandyland.tistory.com 리쥬 2008/10/08 20: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이 영화를 보았지요-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혼자서 "!!!!!!!" 하고 박탈감을 느꼈지만, 잠시 침착하게 생각해보니, 놀라울 정도로 납득이 갔어요- 호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