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만난 문제.
박박은 말했다. "절간은 청정을 지키는 것을 요무로 삼고 있소. 그대가 접근할 곳이 아니니 지체 말고 가도록 하오." 그리고는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낭자는 노힐부득이 거처하는 남암으로 갔다. 그리고 앞서와 같은 청을 했다. 그러자 부득은 낭자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느 곳에서 이 저문 날에 오시오?" 낭자는... <중략>
그리고 나서 낭자는 말했다. "나는 관음보살이랍니다. 대사가 대보리를 이룩하시도록 도우러 왔었지요." 말을 마치자 그 낭자는 간 곳이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달달박박은 노힐부득이 오늘밤에 필경 계를 더럽혔을 테니 가서 웃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에게로 왔다. 와서 부득이 연화대에 앉아 있는 미륵 존상이 되어 광명을 내비치며 몸이 불그레한 금빛으로 채색되어 있음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조아리고 예를 올렸다.
모의고사 문제 曰
다음 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②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의 지혜가 필요하다.
③ 관습이나 제도의 파괴는 새로운 질서를 창조한다.
④ 큰일을 위해서는 사소한 일에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
⑤ 제도나 관습보다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 정답은 ⑤번.
제도나 관습보다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수월하게 고개를 끄덕일지 모르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아 일전의 그 때가 바로 저 시험에 들었던 순간이었군' 이라고 가만히 떠오르는 일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가끔 내가 사람보다 제도나 관습에 얽매어 선택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부끄러워진다.
일전에 살짝 마음을 치고 지나갔던 저 문제를 굳이 블로그에 쓰게 된 이유는
오늘 본 이 영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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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 구설수가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느낌.
국내 블로그를 찾아 읽다가, 이 영화를 비난하는 어떤 글을 읽고 마음이 아파 위 노힐부득 이야기가 생각났던 것 같다.
미국에서는 다코타 패닝이 강간 피해를 입는 장면을 찍었다는 이유로 카톨릭 협회에서 상영금지 운동을 했다나.
영화 속의 다코타 패닝, 이 영화를 함께 선택한 패닝 모녀, 그렇게 촬영 중에도 함께했다는 이야기 등을 살펴보면 영화가 이 장면으로 오명을 쓸 일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혹시 강간에 대한 고발 자체가 너무 불편했던 건가 뭔가.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비어른'이고, '가난'하고, '여성'이고, 이른바 '비정상가족'의 일원인 로웰린이 성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성장이라 함은, 이를테면,
자신을 때리는 아빠, 그러다가 벼락 맞아 바보 된 아빠, 금욕적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우울하게 만드는 외할머니, 엘비스 공연 티켓 얻어준다며 강간 당하게 만들고 그 죄책감에 찌질하게 배신때리는 친구놈, 등등,
속에서 살아남는 것을 말한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래도 자신을 도와주고 충고해주고 사랑해주는 (또다른 소수자) 흑인 아저씨가 있고, 사랑하는 노래가 있고, 삶을 힘겨워하는 그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힘이 있기에 다시 웃고, 노래하고, 더 큰 사람이 되는 것이랄까.
비열한 강간범 패거리나, 흑인들의 노래를 가로채? 흥행가도를 달렸던 엘비스, 비극이 오는 길을 닦는 가난 나부랭이 따위가 더이상 그녀의 영혼을 점유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인상을 주는 미소를 날리며 로웰린은 노래하던걸.
아빠 이름 '루'와 엄마 이름 '엘렌'을 합쳤다는, 행복해보이는 로웰린의 이름과 실상은 정반대이던 그 상황이란... 아이러니하고 암담했지만, originality 가득하고 사람 귀한 줄 아는 따뜻한 흑인 뱀아자씨가 있어 정말 정말 다행이었다.
아빠는 바보고, 할머니는 사랑이 없고, 친구는 배신하기 일쑤인, 그만큼 살기 힘든 현실 속에도 나를 사랑으로 잡아주는 누군가 있을 거라는 감독의 메시지?
다코타와 더불어 신뢰하고 있던 로빈 라이트 펜이 나온 것도 이 영화를 보는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그리 비중 있는 역은 아니었지만 로웰린 가족의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던 그녀는 지치고 외로운 캐릭터를 잘 표현해줬다고 생각.
마지막으로, '뱀'이라는 모티프도 재미있었다. 영화 속에는 정말 다양한 뱀이 다양한 포즈?로 등장하는 데다가 로웰린이 아파 끙끙댈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뱀이 어떤 존재던가... '이브를 꾀어내어 종국엔 나까지 죄짓게 했어요'라는 아담의 변명에 희생된 불멸의 악마 상징물 아닌가.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 뱀은 악마의 상징이기보다는 순수하게 '동물'이며, 성장을 돕는 지혜로운 '영물'이다. 뱀에 대한 표현이 참신했다.


Brian Mcknight - One Last Cry.pdf
Richard Link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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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드 독이란 영화, 글 읽으면서 꼭 보고 싶다는 생각 들었어요. 요즘도 영화에 심취<?>해 있는 모습, 좋군요~~
전 창원이라는 곳에서 나름 즐기며 살고 있답니다. ㅎㅎ
가끔 들어와서 당신의 발자취를 느껴보고 싶군요. 그럼~~
하운드독을 너무 감명깊고 재미있게 봐서 네이버에 감독을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잔잔하면서도 마음저린 너무도 참 잘만들어진 영화이면 타코타 팬닝의 연기또한 대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