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에게서 빌린 우석훈의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이제야 다 읽다.
마지막 20p쯤을 읽는 데 근 한 달이 걸리다니...
덕분에 그간 와닿은 구절들은 포기하고 마지막에 읽으며 메모하는 구절만 남긴다.

이렇게 해서 한국 지배자들이 가질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일까? 절대로 반항하지 않고 자유와 인권 같은 고귀한 가치는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노예를 가질 수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군대로 동원할 수 있는 청소년 예비군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의 공교육이다. 그들은 십대들이 고분고분하지 않고 상대적 안정성을 가진 노동자나 중산층으로 재생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싶은 한국의 지배자들은, 20세기 이후의 자본주의 역사에서 다시 찾아볼 수 없는 좀 한심하면서도 잔인한 인간들이다. 266p

이런 시스템을 정부가 방조하고 오히려 강화하는 것은, 지금이 바로 극우파들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우파는 교육에 대해서 고민하고, 조금이라도 조국의 2세들이 총명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극우파들은 그들이 쉽게 다스려질 수 있고, 또 언제든 총체적 전쟁에 동원될 수 있는 병사 혹은 바보이기를 원한다. 269p

프랑스와 독일이 국민소득 2만 달러이던 시절에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10만 원이 안 되었고, 미국의 최상급 대학보다는 못할지 몰라도 지금의 한국 대학들보다는 훨씬 우수한 시설과 훌륭한 자원들을 가지고 대학이 운용되었다. 정말로 대학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한국 수준에서는 연간 50만 원 정도 받으면 충분하다. 그리고 정부가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 고민하는 것이 좋은 나라이지, 정부가 이 모든 것을 방치하고 가정에서 대신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나라인가? 273p

암. 좋은 나라 아니지.
짜증나지.

지금 한국의 상황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억압적인지,
'살기 힘들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시간도 없는 듯한 이 분위기.
바꾸는 재미같은 건 맛도 못 보는.

수험공부와 과외에 목메는 10대 / 비정규직이든 인턴쉽이든 취업에만 용쓰는 20대 / 자녀 교육비도 모자라 백수 자녀 용돈 마련에 뼈빠지는 부모...

시민운동 숨통을 죄고, 저항의식은 뿌리까지 찾아 죽여보자는 식의 정부...

풀어야할 게 정말 한 두 가지가 아닌데...

딱 다음달 방세도 없어서 당장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나 고민하는 이런 상황은 정말.
싸구려커피의 푸념 따위로는 조금도 위로가 되지 않는 대한민국 백수의 현실...

뭔가 잘못되긴 많이 잘못되긴 한 것 같은데요...
저... 근데 일단 이번 달 방세는 어떻게,, 좀 나올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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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eastside3.tistory.com/ 녀름 2009/07/10 02: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매달 월세에 벌벌 떠는 1인인지라 왠지 공감가는군. 이런 걸는 공감안해도 될 거 같은데 말이여. 흐흐